방순의 학생 사진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한국에 온 지 어느덧 약 8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한국에서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저를 더욱 성장 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서 한국과 인천대 법학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내달 2월 21일 개최되는 인천대학교 학위수여식을 앞두고, 인천대 법학부 소속으로 학위 수여 예정인 학생들 중 유독 사연이 눈에 띄는 한 여학생이 있다. 그녀는 지난 2016년 한국에 입국한 ‘방순의’라는 중국 상해 출신 유학생이다.
당시 한국 생활이 처음인 방순의 학생에게 가장 큰 벽은 바로 ‘한국어’이었다고 한다. 생소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서울 모 대학에서 운영하는 ‘한국어학당’에서 1년 반가량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처음에는 난공불락으로만 여겨지던 한국어가 차츰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듣고 말하는 데에 자신감이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제 MBTI는 INFJ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가 설정한 목표와 가치관,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이것이 저를 한국어 공부에 주력하도록 만들었고, 결국 한국어능력시험(TOPIK) 6급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지금 와서 솔직히 얘기하자면 한국어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녀는 솔직히 답했고, 얼굴에는 자신감과 행복한 미소가 넘쳐흘렀다. 그리고 방순의 학생의 ‘한국 생활 제2막 - 스튜어디스 도전과 생활’에 대한 서사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평소에 세심하면서 주위 사람을 잘 챙겼던 그녀의 성격과 행동을 지켜봐 왔던 친구들이 스튜어디스에 대해 종종 권유했다고 한다. 이에 스스로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스튜어디스 채용공고문이 눈에 띄었고 과감히 응모하였던 것. 천신만고 끝에 결국 최종 합격하였고 2019년 5월부터 1년 7개월 동안 ‘하늘 위의 천사’가 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사실 아니아나 항공 스튜어디스 채용 과정에서 1차 관문만 통과하자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연이어 계속 관문을 통과하면서 최종 합격하게 되어 너무나 놀랐고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예쁜 승무원 유니폼도 입어보고 날마다 새로운 승객들을 만나면서 기내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어 재미있었고 흡족했습니다. 중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셨죠.”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사에도 그 여파가 이어져 2020년 말 스튜어디스를 그만두게 되었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인간과 사회체계에 대한 탐구와 함께 융복합적인 학문 성격이 법학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생각하고, 향후 진로 준비와 지식 함양이라는 점에서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대학 중에 법과대학과 법학부를 모두 검색하기 시작했고 인천대학교를 알게 되었죠.”
“스튜어디스 생활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주요 근무지였기에 인천이라는 지역에 자연스럽게 친숙해졌습니다. 공항에서 가까운 인천대학교의 지리적 특징, 그리고 인천대학교 법학부에 중국인 교수님이 계시고 ‘중국법’ 과목이 개설되어 있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동북아 중심 시대를 대비한 법률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하는 인천대 법학부의 목표가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방순의 학생은 2022년 3월 인천대학교 법학부에 편입학하였고, 이때부터 ‘강의실 – 도서관 - 기숙사’로 이어진 단조로운 대학 생활패턴 속에 법전과의 지루하고 고독한 싸움이 이어졌다. 그리고 생소한 법률용어와 법이론 체계를 마주하면서 한숨 쉬거나 낙담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인천대학교 법학부 편입학 초기에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법학부 교수님들이 저를 세심하게 살펴주셨고 학업에 대한 상담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용기를 내서 저 역시 학기 중에 밤 12시 이전에 잠들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전공 공부에 전력을 다했고, 다행히 좋은 성적이 연이어 나오면서 심리적으로 보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매 학기마다 성적장학금을 받고, GKS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매달 소정의 장학금을 지원받는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밖에 아시아나항공 스튜어디스 준비와 외국어 스펙을 쌓고자 필리핀에서 약 9개월 영어 공부한 경험과, 서울법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에 예비 합격했으나 개인 사정으로 입학을 포기해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도 담담하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방학 중 인천대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야기, 인천대학교에 처음 등교했을 때 마주했던 세련된 캠퍼스와 봄의 낭만, 이룸도서관에 대한 자부심을 잔잔하게 전해주었다.
그래도 인천대학교 생활에 있어 그녀에게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2024년 12월 인천대학교 법학부 학생들과 함께한 ‘중국 화동정법대학 방문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법학부 교수님 및 재학생들과 함께 제가 태어나고 생활했던 중국 상해를 방문하게 되어 감개무량하였고, 현지에서 법학부 학생들에게 중국 문화를 친숙하게 알려주면서 통역해 주었던 경험이 너무 뜻깊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내달 2월 21일 인천대학교 학위수여식을 한 달여 앞둔 지금. 방순의 학생의 솔직한 심정은 어떨까? 그리고 그녀에게 인천대학교 법학부는 어떤 존재일까?
“이제 저의 한국 유학 생활이 마무리 되어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다음 달 학위수여식 때 부모님께서 한국에 오시기로 하셨는데 가장 예쁘고 행복한 모습으로 학사모를 쓰고 부모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인천대 법학부는 저에게 또 다른 날개를 달아준 곳입니다. 수업 분위기도 좋고 법학부 식구들 모두 정이 많죠.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쳐 주셨죠. 이 자리를 빌어 인천대학교 법학부 식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방순의 학생에게 한국 유학생활 이후 진로와 계획에 대해 물어 보았다. “저는 이제 2월 말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한국과 관련되면서 법학전공 지식이 연관되어 있는 직종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저의 지난 한국 유학 생활처럼 중국에서도 당당하고 자신있게 도전해 보고 멋지게 생활하고 싶습니다. 물론 인천대학교와 법학부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향후에 주어지면 적극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인천대학교를 정말로 사랑합니다”
가수 안치환은 노래 ‘산맥과 파도’를 통해 ‘능선이 험할수록 산맥은 아름답다’고 했다. 그렇다면 8년여의 한국 유학 생활을 통해 방순의 학생이 마주했던 수 많은 능선들이 이제 그녀에게 찬란한 산맥이 되어줄 차례인 듯 하다.
방순의 학생 사진